아가는 이야기 [2017] : Visit to S. Korea - 철원, 재봉, 인범과 부산에서 만나다 [List] 

 

남해 통영 앞바다 추도여행을 마친 10월 13일 부산에서 조재봉과 송철원을 만나기로 했다.

재봉과 철원은 1979년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함께 입학한 동기다.
1979년은 오랜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부산마산지역의 항쟁과 함께 전국적인 저항운동이 일어났고,
박정희 정권이 무너지고, 다시 군사쿠데타를 통해 전두환 정권이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1980년 5월에는 수백명의 (또는 수천명으로까지 추정되는) 희생자를 낸 광주항쟁이 있었다.
저항하던 많은 젊은 이들은 감옥으로 끌려가고, 군대로 끌려갔다. 적지 않은 이들이 이 삶의 과정에서 삶을 마치기도 했다.  
한국현대사에서 군사독재정권이 마지막으로 격렬한 저항을 하던 시기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대학을 들어갔고, 그래서 스스로의 선택으로 대학을 나왔다.  
대학이 아니라 감옥을 선택했고, 대학강의실의 학생이 아니라 공장노동자가 되고 용접공이 되었다.   

그 후로 우리는 소식조차 듣지 못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 후로 그들이 살아가고자 했던 삶과 현장을 떠나 평범한 삶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갔다.
나 또한 1990년대 초 노동운동에서 시민운동으로, 그리고 1995년 다시 이민을 선택하고 그 땅을 떠났다.
 그 땅에 만정이 떨어졌다.

철원과 재봉은 상아탑에서 스스로 걸어나온 이후,
자신들이 걸어왔던 노동운동의 길에서 지금껏 단 한번도 한 눈을 판 적이 없었다.
내가 이들을 궁금해 했던 것처럼,
이들의 소식을 궁금해 하는 대학동기들에게 부산에서 철원과 재봉을 만난 이후 이렇게만 전했다.
"평생을 한눈 한번 팔지 않고 노동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두 친구 송철원과 조재봉에게 애정과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날 저녁 모임을 하기 전,
추도에서 나와 역시 대학동기이자 써클동기인 허인범을 기다리며
재규형님의 후배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는 식당에 합석하여 점심을 하며 소주도 여러 잔 걸쳤다.
인범은 며칠 전 서울에서 이미 만났지만, 저녁 만남전까지 비는 낮시간을 이용해
나와 집사람에게 태종대, 이조대, 광안리 부산구경을 시켜주었다.   

만정이 떨어져 떠난 땅인데, 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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