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이야기 [2018] [List] 
May 02, 2018 |  혼자서 노는 법
   

 


 

 

 

 

 

 

 

 

 

 

올해는 봄이 늦다.
지난 겨울 가뭄이 심해
봄꽃을
예전처럼 보기 어려울 것이라 했는데,

작년 이맘 때 집앞 거리를
온통 보라색으로 덮었던 Jacaranda 나무엔
아무 소
식이 없고

이맘때면 피었던 도라지 꽃도
아직 안피어
봄이 많이 늦다는 소식도 왔다.

 

 

 

 



꽃밭을 만들었다.
지난 해 이래 틈틈히 뒷마당을 가꾸려 애를 썼다.
뒷마당을 덮었던 시멘트를 걷어내고
 그러고 보니 그 밑의 흙속에 시멘트며 철근이며 온갖 것들이 또 묻혀있어 그걸 다시 걷어내고
이리 만들까 저리 만들까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일은 즐겁다. 

 

 

이 첫 화단을 만든 것이 3월,
봄바람이 살랑 불어 꽃구경을 갔다가 그만,
그만 꽃이 너무 이뻐
나도 화단을 만들어 버렸다. 

 

오경석과 둘이 꿍자꿍이 맞어
꽃화단을 만들고,
저리 이쁘게 만들면서도
꽃이 모자란다고 더 심자고 나는 투덜거렸다.  


이렇게 3월에 꽃화단을 하나 만들고

 

 

4월에 저 건너편에 꽃화단을 또 만들고

 



오경석은 이걸 만들어놓고 좋아서
꽃이 우아하다고 좋아서,
자기가 좋아하는 꽃을,
 그렇게 우아한 꽃을 또 싸게 사왔다고
좋아서 말했다.
 
4월에 석재와 함께 승택이 결혼식에 참석하러 한국으로 가며

나보고 꽃 물 잘주고 잘 키우라 했다.
 



오경석과 석재를 공항에 데려다 주고
꽃사러 바로 갔다.
이 꽃들을 Walmart에서 샀다길래
거기로 바로 가서 이만큼 더사서 심었다.

이제야 꽃밭이 허전하지 않아서 나는 좋다
 

 

이뻐라.
꽃이름 외울려고 이름표도 다 달았다.

 

 

다음 달엔 저 옆에 세번째 화단을 가꾼다.
봄이 가기 전에 만들어
세 이쁜 녀석들을 보아야지. 

 



이 이쁜 자태를 봐라

두보(杜甫 712년 ~ 770년)가 봄날 강가로 나갔다가 그만 지은 시인데
"
강가에 핀 봄꽃 내 마음 마구 흔들어 놓아
그 아름다움 말해줄 데 없어 미칠 것 같네
"
(江上被花惱不徹, 無處告訴只顚狂)

내 하는 짓이 마냥 그렇다

 

오후에만 해가 드는,
그리고 옆에 선 citrus tree 의 그늘을 받는 이곳에도 화단을 만들었다.
여긴 뭘 심을까,
Lily 들이 좋을거야
Calla Lily, Kaffir Lily 군자란은 그늘 밑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고
Amaryllis도 심고
Iris 붓꽃도 심자.
 




얘들도 기다리고 있어.

 

주말에 이러고 놀고
주중에도 시간내서 이러고 놀고

난 무척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