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의 가을 2 (ChangGyeong Palace / Nov, 2020. Seoul, S.Korea)

 [List]

  (사진 오경석)

창경궁의 모습이 어찌 이리 다른지 모르겠다.
같은 창경궁에서 며칠 사이로 찍은 가을 풍경인데 그 창경궁의 모습은 마치 다른 곳을 보는 듯하다. 
이 사진을 찍은 기기(iPhone 7+)가 오래된 것이고 사진을 찍는 기술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창경궁의 가을 단풍이 주는 느낌이 이리도 다르게 다가오는지 놀라고 말았다.  
 

창경궁 1의 풍경은 붉은 색, 노란색, 그리고 초록색의 화사함이다.
단풍잎은 봄꽃보다 붉어도 가을의 기운은 아직도 환한 기운으로 차있다.   

 

창경궁 2는 가을의 호젓하고 쓸쓸함이 먼저 다가온다.
 

일부러 이런 분위기의 곳을 골라 사진에 담았을까? 아니면 스스로도 모르게 고요하고 쓸쓸한 곳으로 이끌렸던 걸까?
아니면 그 며칠 사이에 창경궁의 분위기가 이리도 바뀌었던 걸까?

 

매일 이곳을 한 시간씩 걸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이곳의 단풍잎이 봄꽃보다 붉게 타오르든 아니면 쓸쓸하고 호젓하든
어느 쪽이라 할지라도 이곳을 매일 거닐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혼자 거닐어도 좋고 둘이 거닐어도 좋다.
셋이 걸어도 좋고
저녁 어스름이 내리는 시간에 걸어도 좋을 것이다.

 

세월이 겹겹이 쌓여있는 창경궁의 가을은 지친 사람이 위로받기에 넉넉하리라. 
 

 

 

 

청사초롱이 불 밝히는 이곳에 한참을 앉아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