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1965년, 구룡포 유치원을 다니던 시절의 유병진

어릴 적, 집 이층에 있으면 일요일 아침 교회의 종소리가 온 읍내에 은은히 퍼져 나갔는데, 그 소리가 참 좋았다. 유치원은 그 교회에서 운영하던 곳이었다.
산타분장을 하고 찍은 저 사진의 기억만은 어쩐지 여전히 남아있다.  누군가가 훔쳐갔는지 내 산타모자와 수염, 허리띠를 잃어버려 나는 맨 얼굴을 내놓고 찍었는데, 수염과 모자없이 찍었기에 유치원시절의 얼굴을 저리 선명히 볼 수 있어 감사하다.   


 

아래 유치원 졸업사진은, 지난 2011년 11월 한국을 다녀왔을 때 내 친구 '최영숙'이 지금껏 간직하고 있다가 내게 선물로 준 것이다.
너무 큰 선물을 받아 나는 어쩔 줄을 몰랐고, 그러기에 45년 동안 보관하고 있던 것을 선뜻 친구에게 주는 마음을 잘 헤아리지도 못한 채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그만 덥썩 받고 말았다. 사진 제일 아래 왼쪽 비스듬히 놓인 아이가 '최영숙'이다. 앨범 가운데의 '유치원 원가'는 놀랍게도 아직도 부를 수 있다. 이 사진을 본 큰 누님은 막내동생인 '나'의 유치원시절에 관하여 '나'의 처 오경석과 '나'의 아들 석재에게 "야가, 야.... 아침마 되모 유치원 안갈라꼬 바닥에 누바가 떼굴떼굴 구부고 안그랬다카나"라고 증언해 버리셨다.

나의 사랑하는 어린 시절이여!


 

 

 
 
COPYRIGHT©BYEONG JIN AND GYEONG SEOK.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