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Day Baja Mexico Cruise    the 14th wedding anniversary: Laughlin Trip   

 
                                                             Year of 2001 : 3 Day Baja Mexico Cruise
 출발 |  이 사람들과 함께  |  3일 저녁  |  4일 오전  |  오후 관광  |  저녁  |  5일 - 사진찍기 바빴어요 1  2  여행선 안의 풍경 1  |  풍경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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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저녁, 사진찍느라고 바빴어요

 

 


12살 반의 석재, 마흔을 막 넘긴 오경석, 마흔 둘이 좀 넘은 유병진
 

 
  앞에서 양복과 드레스 얘기를 했었지요. 레스토랑에서의 Dinner는 반드시 정장을 하고 들어와야 된다고요. 근데 유병진이는 양복을 안 가지고 갔잖아요? 넥타이만 메고 들어갔거든요. 웨이터가 무척 미웠을 거예요.
   배에 승선할 때도 남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가방은 둘러메고, 손에는 양복을 들고 들어가더라고요. 유병진이는 속으로 그랬죠. "것봐라, 뭐하러 무거운 양복 들고 오니.불편하고 거추장스럽기만 하잖아. 미련탱이들... 적당히 하면 될 걸, 가지고 오란다고 전부 들고가네...."라고 혼자 똑똑한 척 했지요.

   근데 드디어 이날 그 비밀을 알아버렸다.
남자고 여자고 없이 양복이며 드레스며 왜 보따리 보따리 싸가지고 유람선을 타는지...
 
   세상에.....
 

   

 
     유람선 둘째날, 멕시코 관광에서 돌아온 4일 저녁부터 배안에서는 사진찍기가 시작됐다. 멋진 배경과 조명시설이 곳곳에 설치되었고 수많은 사진사들이 준비되었다. 사람들은 아름답고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부부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사진들을 찍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예쁘게 화장하고 멋진 드레스를 입고 가장 아름답게 치장했다. 남자들은 모두 정장을 하고 멋진 신사들이 되어 방에서 쏟아져 나왔다.
   사진사들은 이 신사.숙녀들의 사진을 끝도 없이 찍기 시작했고, 그 사진들은 벽에 걸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기의 사진을 찾았고, 그걸 샀다.
  
   

 
     우린 당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거 무지 비쌀텐데.....게다가 한 두 장도 아니고..."
하지만 곧 알았다. 사람들은 여러 장의 사진을 찍는다. 하고 싶으면 장소를 바꿔서 또 찍는다. 많은 사진을 '일단' 찍는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잘나온 사진만을 '골라서 사는' 것이다.  한 장도 좋고, 두 장도 좋고.....
   근데 우리는 다시 걱정이 된다. "그래도 괜찮을까?" 여러 장 찍어 놓고는 한 장만 찾는다는게 괜스리 미안해서 머뭇거렸다.

   아, 우리는 너무 착해!
   
   

 

   

  

 

   드디어 비밀을 알았다.
  이들은 자신의 생에서 기념이 될만한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일생에서 한 두 장밖에 없을 그런 사진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다.

   이 사진은 늘 책상머리에 올려져 함께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액자에 넣어져 오랜 세월 우리를 지켜 볼 수도 있을 것이며, 멀리 가족에게 보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혹 우리가 죽어 명패로 사람들에게 우리를 기억하게 해줄 사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심하고 사진찍는게 사실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디 쉬운 일인가?  어찌 이 거룩한(?) 행사에 동참하지 않을쏘냐. 한 장이라도 멋진 사진을 얻는다면 성공이다. 하하하,사진사에게도 우리를 찍으라 하자. 요쪽 저쪽 모두 찍으라 하자. 세상에서 젤 이쁜 사람으로 찍어달라 그러자. 그것도 모자란다. 우리 사진기 갖고도 찍자. 여기 저기 다니며 많이 많이 찍자.  

   그래서 유병진이는 망했다.
   양복이 없잖아? 으이그..... 지 잘난 척 하고 안갖고 오더니 이 큰 배에 탄 모든 남자를 다 뒤져봐도 양복없는 놈은 너 하나 밖에 없더라.  
   같이 간 백남규 집사의 옷을 빌리는 수밖에. 웃도리 하나 갖고 둘이서 번갈아 가면서 입었다 벗었다 했지 뭐,그것도 이틀동안....
   
   근데 괜찮았어. 내 양복보다 훨씬 좋았으니까... 하하하.

 

   

 
   

 
      근데 우리 잘 생기지 않았어?
오경석은 여전히 예쁘고, 아들 유석재는 어느 틈에 훌쩍 컸고, 유병진이도 뭐 그럭저럭 봐줄만 하고....

    미국와서 벌써 7년이 다 되간다. 산좋고 물좋고 풍족한 곳에서 지 한 몸만 생각하면서 살면 되니까 포동포동 살찌고 잘 생기기라도 해야지.....
    친구들은 여전히 내가 떠나온 땅에서 열심히 살고 있을 거다.